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요르단에게 제대로 혼쭐이 났다.
20일 열린 2023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인 요르단(피파랭킹 87위)에게 2골이나 헌납하며 패배 위기에 내몰렸다.
전반 초반 손흥민의 PK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의 자책골과 전반 추가시간 역전 골을 허용하며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홍현석, 김태환 투입으로 선수에 변화를 주자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다.
그리고 교체 투입된 김태환이 한 건 했다. 여전히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 수비수 3명을 달고 김태환이 빠르게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했다.
이후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는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날아갔고, 공을 잡은 손흥민이 황인범에게 공을 내줬다. 황인범은 논스톱 슛팅으로 마무리 했고, 공은 수비 발에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다행히 패배는 면했지만, 돌이켜볼 점이 굉장히 많았던 요르단 전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본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가 부진할 때 홀로 빛났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월클 수비수’ 김민재다.
김민재는 이 날 요르단의 유일한 유럽파 ‘알타마리’를 상대로 제대로 클라스를 입증했다.
알타마리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국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 중요한 길목마다 김민재에게 컷팅을 당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민재는 이날 90분 출전해서 패스 성공률 91%(64/70), 태클 성공 100%(2/2), 차단 1회, 걷어내기 1회, 헤더 클리어 1회, 가로채기 3회 등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요르단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첫 번째로 압박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큰 상황은 아니었는데 실점을 해버려 어려운 경기를 했다. 다음부터는 그런 장면이 안 나오도록 해야겠다”
“(하프타임에) 특별히 한 이야기는 없다. 문제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논의했고, 이기려고 생각했다.”
“요르단이 수비를 잠그는(틀어막는) 전술도 아니었는데 우리가 잘하지 못한 것 같다. 안일했다. 매 맞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도록 선수들과 잘 얘기를 할 것이다.”
“2018 금메달을 땄던 아시안게임 때도, 우리는 말레이시아한테 패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차라리 조별리그에서 정신을 다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요르단전에서 김민재 활약이 없었다면 패배는 현실이됐을 지도 모른다.
홀로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다해준 김민재가 정말 대단하다. 토너먼트로 올라가 강팀을 만날 수록 김민재 존재감이 더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